길 위에서의 생각
link
미세스약초 2021-04-29
집이 없는 자는 집을 그리워하고
집이 있는 자는 빈 들녁의 바람을 그리워한다
나 집을 떠나 길 위에 서서 생각하니
삶에서 잃은 것도 없고 얻은 것도 없다
모든 것들이 빈 들녁의 바람처럼
세월을 몰고 다만 멀어져갔다.
어떤 자는 울면서 웃는 날을 그리워하고
웃는 자는 또 웃음 끝에 다가올 울음을 두려워한다
나 길가에 피어난 풀에게 묻는다
나는 무엇을 위해서 살았으며
또 무엇을 위해 살지 않았는가를
살아 있는 자는 죽을 것을 염려하고
죽어가는 자는 더 살지 못했음을 아쉬워한다
자유가 없는 자는 자유를 그리워하고
어떤 나그네는 자유에 지쳐 길에서 쓰러진다
연관 키워드
사랑,
비,
좋은글,
라이너마리아릴케,
로버트프로스트,
아내,
귀천,
낙원은어디에,
이팝나무,
지하철,
미라보다리,
정호승시인,
시집,
겸손,
축복,
망각,
풀,
한상경시인,
파경,
효자동갤러리